2021년 일본 제조백서로 본 일본 제조업 생존전략


일본 제조업 과제는 '공급망 체질 개선, 그린, 디지털'
제조 혁신을 위한 디지털화 필수, 디지털 인재 확보 및 육성 중요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28일 2021년 제조백서(모노츠쿠리 백서)를 발표하며 일본의 제조 기반 산업의 현황 분석과 함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매년 제조 백서를 발표하면서 일본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의 실태조사와 함께 향후 발전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제조백서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산업 전반에서 큰 충격을 받은 20년 제조업의 환경과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고자 하는 일본의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과연 일본이 자국의 아날로그적 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 제조업 현황

<매출액, 영업이익 동향 및 향후 3년간의 매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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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경제산업성, 미쓰비시 UFJ 리서치&컨설팅

2020년 일본 제조업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아 제조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줬다. 항후 3년간의 영업활동 예상과 관련해도 매출액에 대한 예상은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해 제조업 전반의 침체는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의 향후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선행지표인 설비 투자액을 살펴보면 2019년까지는 증가 추세였으나 2020년 코로나의 영향으로 급격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직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또다시 시작되는 긴급사태 선언의 영향으로 3분기에 설비투자는 감소했다. 그리고 향후 3년간의 국내외 설비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국내외의 설비투자를 감소하겠다는 기업 응답이 높아 향후에도 제조업의 투자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의 설비투자 추이 및 향후 3년간의 설비투자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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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경제산업성, 미쓰비시 UFJ 리서치&컨설팅

이러한 제조업의 경기 침체의 가장 큰 영향은 코로나19의 감염 확대가 꼽혔으나 다른 외적 요인도 영업 환경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 마찰은 제조업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고 그 외에도 대규모의 자연 재해, 중국 등의 신흥국 경제 침체,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 등이 제조업 환경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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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시대를 맞이하는 일본 제조업의 과제
공급망 개선, 그린, 디지털

코로나19를 포함해 다양한 일본 국내외의 사건들로 인해 사전에 발생이나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일들은 더욱 자주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예측 가능성이 낮은 상황 속에서 일본 기업들은 ‘공급망의 체질 개선(강인화)’, ‘그린(친환경)’, ‘디지털’이라는 3가지의 큰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1. 공급망 체질 개선(레질리언스 강화)

제조백서에서 가장 처음 등장하는 것은 ‘서플라이체인의 강인화(레질리언스)’라고 표현하고 있는 공급망의 체질 개선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상황 및 이로 인해 세계 공급망이 작동하지 않은 상황을 경험하면서 일본은 자신들이 구축한 서플라이 체인에 대한 불안전성을 확인했고 공급망 보완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 서플라이 체인에 대한 정확한 정보 파악 및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가용 가능한 리소스로 대체해 사업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 가능할 수 있는 공급망의 강인화가 가장 중요한 화두이다.

<코로나로 인한 업무 지장 내용 및 자사의 BCP와 관련한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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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나 전국 각지에서의 태풍 등 다양한 자연재해를 경험하는 국가로 일본 기업들은 위급상황에 대비하는 BCP(사업 계속 계획)을 작성해 만일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기업의 BCP에는 전체적인 서플라이 체인을 파악하고 위급상황 시 대응하기에는 미흡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기업들의 설문 조사를 살펴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국내외의 공급망 차질로 인한 생산 활동 저하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반면, 실제 자사의 BCP 메뉴에는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예비 조달처, 시설 등이 부족해 이번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서플라이 체인의 중요한 한 분야를 차지하는 물류의 효율화 분야이다. 코로나19가 원격 재택 근무 및 홈코노미 산업의 성장을 촉진시키면서 인구의 이동은 감소하는 한편, 물류의 이동을 폭발적으로 증가해 물류의 캐퍼시티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어 물류 이동의 병목화 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영업용 화물자동차의 수요-공급 비교를 살펴보면 2020년 현재 15% 정도의 초과 수요를 기록했으며 이러한 차이는 2030년 35.9%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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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향후의 서플라이 체인에는 ‘그린’, ‘디지털’ 등 미래 사회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인 반도체·배터리·최첨단 소재 부품 등의 확충을 통해 경제 안전 확보 및 국제사회 리스크를 감소시켜야 한다는 중요한 과제가 존재한다. 특히 해당 분야의 기술개발이나 서플라이체인의 구축 및 체질 개선은 향후 국제 경쟁력 강화에도 직결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해당 기술에 대한 연구 및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 그린

일본은 현재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시킨다는 목표를 표명했다. 이를 위해 2020년 12월 <그린 성장전략>을 채택해 기술 혁신을 통한 성장이 기대가 되는 14가지 분야에서 탈탄소 실현 계획을 세우고 2조 엔의 그린 이노베이션 기금과 연구개발 관련 세제 지원 등 기업의 도전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제조업의 친환경 탈탄소 바람은 공급망 전체의 탈탄소 방향과 금융기관의 그린 파이낸스의 도입 등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어서 제조업자들의 적극적인 친환경 성장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미 미국의 애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 등은 자신들의 공급망의 탈탄소를 현실화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내외의 ‘그린본드’ 발행액은 2019년 기준 2675억 달러를 넘어가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탈탄소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일본 제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탈탄소 도입이 필수적인 상황이 형성되고 있다.

3. 디지털

일본의 경우 <Socitey 5.0>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Connected Industries>에 대한 콘셉트를 2017년에 발표한 이래로 지속적으로 디지털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제조업 분야에서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화를 진행하지 않거나 일부분에 그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도입이 상당히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한 자기 진단 결과를 보면 대부분이 디지털화에 대해 진행하지 않고 있거나 일부분만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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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일본 제조업이나 코로나19가 가져온 충격은 향후 디지털 환경의 도입을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을 코로나19로 인해 경험한 일본 기업들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경영자원의 재구축, 재결합을 통한 높은 대응 능력을 보유할 수 있는 <다이나믹 케이퍼빌리티(Dynamic Capability>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기존의 정적인 경영 전략에서 동적인 전략으로의 전환을 디지털화를 통해 이루고자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조 환경에서 효율적인 전략적 DX 투자가 필수적이며 자사의 밸류 체인을 분석해 각 분야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조건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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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제조산업에서의 디지털화가 진행된다면 향후 제어기계의 클라우드화 등 하드웨어가 담당하던 제어기술(OT: Opereational Technology)이 생산 전체를 총괄하는 정보기술(IT: Information Technology)과 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OT를 담당하고 PLC 시장의 37%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일본으로서는 향후 IT산업의 성장에 따른 시장점유율이 낮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비해 OT 시장에서 IT 시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시장에 대응해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제조업의 디지털화와 인재 양성

일본의 제조업의 가장 큰 과제는 공급망의 체질 개선인 상황 속에서 그린 전략과 디지털화 추진 전략을 통해 미래 제조업 환경으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디지털화가 더디게 진행됐던 만큼, 향후 미래 시대를 위해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제조 환경에서도 직원들에게 디지털 능력을 함양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실제 제조업 기업들의 디지털화를 통한 노동생산성의 비교를 진행한 자료를 살펴보면 디지털화를 추진한 기업은 3년간 생산성이 향상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46.5%에 달해 디지털화 추진을 진행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 생산성 향상이 일어났다고 응답한 비율인 35%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지털화를 추진한 경우 기존의 인력 배치로도 사업 성과가 증가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5.7%로 디지털화를 통한 제조업 효율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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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작업 과정 속에서 기계나 디지털 기술로 전환되는 경우 해당 작업을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을 요구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능력의 함양보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의 함양을 요구하는 것에 비추어볼 때 향후 직원들에 대한 디지털 능력 배양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디지털 교육에 대한 수요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면 더욱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앞으로는 DX 인재 교육과 확보를 위해 사회 전 분야에서의 디지털화의 추진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조백서에서는 교육분야에서의 디지털화, 디지털 사회를 향한 연구개발, 새로운 일상에 맞는 문화예술 및 스포츠, 행정의 DX 등을 통해 전범위적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재를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강국을 구성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시사점

향후 일본의 제조업은 <Society 5.0을 실현하기 위한 과학기술·이노베이션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이노베이션 창출을 통한 사회 개혁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혁신적인 인공지능, IoT, 첨단소재, 광자·양자 기술 등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한 첨단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이를 제조업의 혁신으로 연결시키고자 다양한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이러한 첨단기술을 활용하면서 향후 진행되는 제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다시 한번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전 세계에 펼치려고 노력하는 일본의 전략은 기업들의 디지털화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으나 2021년 9월 설립되는 디지털청을 통한 강력한 디지털화 추진정책 등은 일본 사회 전반에서의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일본의 제조업 공급망은 체질 개선을 위해 탈탄소화 디지털 IT로 변화하면서 새롭게 재편되고 있고 이러한 변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 기업들은 재편되는 공급망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지 않을까 기대해볼 만하다. 탈탄소 등 글로벌 시장의 기준을 만족하는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은 새로운 파트너로서 입지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본고는 [경제산업성, 닛케이, 미쓰비시 등 KOTRA 오사카 무역관 자료 종합] 보고서의 핵심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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