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수소연료 개발 현황


구체적인 수소연료 상용화 계획은 다소 미비
2035년 수소경제 실현 위해 연 280억~563억 달러 예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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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산업 중 수소산업은 2020년 동안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는데,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석유화학과 철강 산업에 손실이 빚어지면서 생산성 제고를 위한 수소연료 활용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0년 보고서는, 세계 저탄소(탄소중립) 수소 생산성이 2020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2050년까지 대체 및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속의 러시아 수소경제

지난 몇 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적극 참여 중인 선진국에 한해서 수소연료 개발이 추진되었다. 수소연료는 저탄소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에너지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이는 경제성 때문에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일반 화학 전지와 달리 연료와 공기가 공급되는 한 지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화석연료를 이용한 터빈발전방식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26% 높으며 소음이 없는 데다 온실가스 발생이 화학연료 대비 40% 적은 친환경 신에너지로 알려져 2021년에는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 중이다. 
IEA 2020년 보고서는 2020년 저탄소 수소 세계 생산성이 40만~50만 톤을 기록할 것이며 2021년은 60만 톤에 가까운 규모로 예측했다. 2022년은 더 극적으로 증가해 80만~100만 톤, 2023년은 140만 톤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소연료의 전기분해(Electrolysis) 능력은 2020년 기점으로 200MWt를 넘어서면서 2021년은 400~600MWt, 2022년은 600~800MWt, 2023년에는 1,400MWt까지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저탄소 수소연료 생산 현황(전망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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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EA 보고서(Hydrogen, 2020년 6월)

수소는 전력, 차량 연료, 열병합 발전 등으로 응용 분야가 다양하며, 최근 수소연료전지(Hydrogen Fuel Cell)을 장착한 수소 차 상용화가 실현되고 있다. 한편, 수소연료전지의 발전은 파이프나 LNG선을 통한 가스 운송분야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최대 가스 생산국인 러시아에서도 선제적 대응(블루 수소 개발)에 나섰다. 다만, 수소연료 개발의 가장 큰 장애로는 저탄소 수소 생산비용이 매우 높다는 것과 운송방법이 축전 전지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세계 주요국은 수소연료 개발의 주요 장애가 높은 개발 및 생산 비용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이를 위해 국가 전략 프로그램(수소 경제)으로 지원에 나섰다. IEA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들은 2019~2020년 수소연료 개발을 민간 프로젝트에서 국가 프로젝트로 본격 전환하고 있다. 국가 프로젝트로 일본이 2017년부터 선도적으로 추진해오고 있고, 우리나라도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세계 수소연료 개발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우리나라 다음으로 호주가 수소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지역적으로는 EU가 주도하고 있다. 한편, 호주는 일본과 협업, 수소연료 공급망 구축에 힘쓰고 있고 우리나라와는 수소 에너지 관련 제품 교역 관계로 자리를 다지고 있다. 

<주요국 수소연료 개발 프로젝트 추진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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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러시아 연방 분석센터(Analytical Center for the Government of the Russian Federation)

수소연료는 물리 화학적으로 저장과 유통의 기술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 각 주요국은 수소 전기분해기술은 물론 이산화탄소 포획 및 저장(CCS: 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CCS 기술력이 수소연료 개발에 있어 수소 경제 선도국인지 후발주자인지를 가르는 척도가 될 정도이다. 현재까지 CCS 기술로 수소저장 금속, 탄소 나노구조물, 유기 금속결합 방식이 대표적으로 개발 중이다.
2018년 기준 세계 순수 수소 소비량은 7400만 톤이었으며 주로 석유, 화학, 철강 제조에 소비되었다. 수소는 현재까지 화석연료(천연가스, 석유, 석탄 등) 생산에 쓰이고 있으나 최근부터 친환경 에너지 연료로서 차량, 전력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러시아 국영회사 로즈아톰(Rosatom)사는 세계 수소 수요가 2030년까지 연 1억~1억1,400만 톤(2018년 대비 35~55% 증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였다. 2030년 수소 가격은 킬로당 2달러 수준일 것이라고 구체적인 정보를 내놓기도 하였다.

<순수 수소의 세계 수요 전망(단위: 백만 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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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Rosatom사의 러시아 연방 분석센터

러시아 수소연료 발전 계획

러시아의 수소개발 전략은 연방에서 추진하는 ‘전략 2035(Strategy 2035)’ 중 ‘에너지 전략’에 포함돼 있다. 수소 에너지는 동 에너지 전략에서 핵심사항으로 2020년 10월 러시아 연방은 2024년까지 계획된 ‘수소연료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상으로는 2021년 4월까지 러시아 수소연료 발전의 기본계획이 완성돼야 한다. 러시아 수소연료 개발 계획의 궁극적 목표는 수출상품 다변화(자원수출의존도 하락)이다.
‘전략 2035’ 상으로는 한국을 포함한 수소경제 선진국과의 협업을 통해 2024년까지 20만 톤(22억CBM)의 수소연료 생산 능력을 갖추고 2035년까지 그 능력을 10배로 높이겠다는 목표가 설정돼 있다. 수출지향 목적성에 맞게 러시아는 수소연료 생산량뿐만 아니라 질적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과 EU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주 수출지역으로 선정했다. EU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이유는 지리적 근접성과 러시아의 풍부한 수소연료 생산 자원(천연가스 등) 보유 때문이다. 러시아 연방 에너지부는 러시아의 수소연료 연간 생산량이 350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수소연료 개발 로드맵(단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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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모스크바 무역관 편집(러시아 연방 분석센터 자료)

러시아는 수소연료 개발 인프라로 기존 천연가스 운반 파이프라인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수소연료 운반으로 재활용될 가스 파이프 라인은 UGSS(United Gas Supply System)으로, 가즈프롬사가 독점적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구축한 시스템이다. 한편, 수소 운송을 위해 기존 항구와 선박을 개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로서는 이 항만 시스템이 LNG 수출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수소 운송 인프라로 호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소가 혼합된 천연가스를 가스 파이프 라인을 통해 운송하는 방식도 존재하나 가스에 수소를 섞는 비율이 매우 제한돼 있어 경제성 문제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다. 가스에 섞는 방식은 이탈리아 회사인 Snam이 시범적으로 실시했으며 운송되는 가스량의 10% 비율로 수소를 섞는 방식이 성공한 바 있다.
러시아 연방 통계청(Rosstat)에 따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러시아 수소 생산성은 3배가량 늘었으며 2019년 기준 19억5000만 CBM의 수소가 생산됐다. 러시아 에너지 효율화 센턴(CENEf)는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대부분 정유, 화학, 석유화학산업에서 소진되는데 이는 글로벌 소비 구조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러시아 정부 전략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국영기업인 로즈아톰(러시아 연방 원자력 에너지 관리청)과 가즈프롬(Gazprom) 뿐이며, 2019년부터 로즈아톰은 수소연료 개발 관련 2개의 프로젝트를 착수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열차 개발이고 두 번째는 대 일본 수출 수소 시범 운송 건이다.

<로즈아톰 사와 가즈프롬 그룹의 수소연료 프로젝트 추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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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러시아 연방 분석센터(Analytical Center for the Government of the Russian Federation)

러시아 수소연료 발전의 장애요소

러시아 정부가 최근 수소연료 개발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러시아 에너지 자원에 크게 의존 중인 EU가 화학 연료를 대체하고자 재생에너지와 수소연료 개발에 적극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연료 수입 의존이 높은 국가들이 대부분 수소연료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긍정적 도전’이라고 표명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EU가 최근 2050년까지 그린 수소에 5,58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을 발표하자, 노드 스트림2 가스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유럽으로 수소 운반을 계획했다고 발표하는 것처럼 세계 신재생 에너지 개발 추세에 편승하려고 노력 중이다.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러시아 입장에서 수소연료 생산이란 화석연료(천연가스, 석탄, 석유)가 에너지원인 수소 개발이나, EU가 발표한 ‘그린 수소’란 화석연료가 에너지원이 아닌 재생 에너지원에서 열화학 분해 또는 전기 분해된 에너지를 의미하기 때문에 관점 차이가 발생 중이다. 더욱이 현재로서는 화석연료로 발생되는 수소연료는 여전히 탄소가 배출되고 있고, 석유 가스 등에서 추출된 연료로 공급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서 발생되는 전기와 열이 천연가스로 발생된 에너지보다 저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U가 의미하는 ‘그린 수소’란 오래전부터 가스를 대체하는 연료(P2G: the European Power to Gas)로서, 태양광, 풍력, 조력 발전이 대표적이다.

시사점

HSE(천연자원 및 환경 경제 연구 센터)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외부 동인(유럽, 일본, 한국 등의 화학연료 수입 의존성 제고 정책)으로 수소연료 개발이 나선 것이지 국제적인 에너지 대체화에 편승하려는 의지는 매우 낮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러시아 정부는 수소연료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도와 유럽과 같은 2050년까지의 장기적 계획은 현재까지 구체화하지 않는 상황이다.
Intec-Story의 Evlamov 본부장은 2020~2024년 러시아 정부의 수소연료 개발의 기본적 계획은 발표되었고 추진되고 있으나 실무적 차원에서 참고할 만한 법적 지침 및 규제, 규정 등은 미비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법적 환경은 기술면, 상용화(수소차 등), 저장 및 운송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적용돼야 하기 때문에 단기 내로 구축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 않는다라고 첨언했다. 그러나 국제적인 경쟁 무대에서 러시아의 포지셔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소 경제 실현에 편승하는 시점은 바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 중심으로 추진되는 수소연료 개발 로드맵상으로는 2021년부터 수소연료 수출자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제도가 적용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동 지원제도는 민간 기업의 수소연료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35년까지 러시아 수소 경제가 자리 잡으려면 연간 20억~40억 루블(280억~563억 달러) 상당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도 언급하였다.
수소연료를 대체에너지보다는 세계 추세에 편승한 에너지 다변화와 환경 이슈로 접근하는 러시아이다 보니 수소연료에 대한 구체적인 상용화(수소차 등)에 대한 계획은 다소 미비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수소차를 상용화했고 보조금 지원 정책까지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연료전지로 구동되는 열차와 사할린 수소 클러스터 구축 프로젝트 등으로 로드맵을 기본으로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기술 상용화 프로그램 마련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본고는 [러시아 연방통계청 정보(https://www.gks.ru/folder/210/document/12994), 러시아 통계청(http://static.government.ru), 무역관 기업 인터뷰 및 자료 편집 등을 종합한 KOTRA 보고서의 일부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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